효열부 임씨의 정려실기
현산면 백포리 두모마을

효열부 임씨는 15세때 진도에서 현산면 두모리로 시집을 왔다. 김철산이라는 사람에게 시집을 와보니 맹인 시아버지가 홀로 계시고 형제와 친척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시집 와 채 1년이 되기 전에 남편의 상을 당했다. 형제도 친척도 없는 상황에서 임씨는 상복을 입고 몸소 흙을 지어 날라 선산에다 남편을 안장했다. 임씨는 남편을 잃은 슬픔을 느낄 겨를도 없이 눈먼 시아버지 봉양에 나서야 했다. 아침저녁으로 문안을 드리고 하루 세끼 밥을 한번도 거르지 않고 대접했다.
그때 친정집에서 소식이 왔다. 아버지가 병석에 누워 거의 사경에 이르렀다는 소식이었다. 부랴부랴 남의 배를 빌려 타고 큰 바다를 건너 친정집에 도착해 보니 늙으신 아버님은 아무일이 없었다. 그 길로 발길을 돌려 바다에 왔으나 세낸 배는 돌아가 버리고 바다를 건널 방법이 없었다.
맹인 시아버지 걱정에 물가를 배회하던 임씨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물에 뛰어들어 자결을 하려했다. 그런데 그때 어떤 것이 꼬리를 흔들며 옷을 끄는데 자세히 보니 시댁에서 기르던 개였다.
개를 따라 바다를 건너니 바다가 탄탄 대로였다.
밤 3시경도 안돼 집에 도착해 눈먼 시아버지에게 안부를 물으니 시아버지가 며느리의 소리를 듣고서 놀라 감긴 눈을 떴다.
이때 천지가 밝고 해와 달이 빛나며 초목과 금수도 기쁜 빛을 띄었다.
아버지를 뵌 임씨는 서둘러 개를 불렀는데 개는 곧 호랑이였고 그 호랑이는 웅크리고 엎드리며 꼬리를 흔들고 다리를 흔들며 임씨를 반겼다.
부인은 은혜에 감격해 개 한 마리를 잡아 호랑이에게 주었다. 호랑이는 개 한 마리를 한입에 삼키고는 머리를 숙여 감사의 절을 하고 몇 걸음 걸어가다 사라졌다.
다음날 저녁 그 호랑이가 임씨에게 와서 슬프게 부인이 자신을 살렸다고 고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해주의 함정에 빠져서 목숨이 경각에 이를 때 꿈을 꾸듯 그 곳에 쓰러졌는데 여덟 마리의 큰 소가 나타나 자신을 다치게 하지 말라 했다는 것이다. 이를 본 호랑이 무리들이 모두 놀라 기이하게 여기며 그 연유를 물으니 소들은 꿈에 바닷가에서 목숨을 던지려는 부인이 나타난 일을 자세히 설명했다고 한다.
호랑이들은 이상하다 이상한 일이다 하면서 자신의 등을 어루만지며 출입을 삼가지 않았기에 해주의 함정에 빠진거라며 부인을 구해줄 것을 부탁했다고 한다. 그래서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며 기쁜 마음으로 바다에 가서 부인을 끌고 나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은 천고에 드문 일이니 그 고을 원님이 그 전말을 심사하고 당상관이 주상께 아뢰니 정려문을 세우도록 명했다. 선비들이 일제히 논의를 해 다시 만년토록 썩지 않을 비석을 세웠다.
효열부 임씨는 진도 여인으로 어렸을 때부터 언어와 행실이 일치했다.
누에를 키우고 삼을 지어 실을 짜는 등 여인의 노동을 잘 해 나이 성인이 되기전부터 이웃의 공경을 받았다.
◇ 효열부 임씨의 정려문은 그의 행실을 고을 원님이 심사하고 당상관이 주상께 아뢰 현산면 두모마을에 세워졌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