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흑백 TV, 전화기, 라면봉지 등 2만점 보유

화산 방축 출신 채창운 향우   

국내에서 제일 처음 선보인 텔레비전과 라디오 등 생활용품 2만여 점을 보유하고 있는 향우가 있다.
또한 박정희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 베컴 등 유명인사 6000여명의 사인을 소장하고 있는 이는 화산면 방축 출신 채창운(62) 관장.

화산초등학교 졸업(35회)후 상경한 채 관장은 35년간 모은 생활용품을 경기도 용인시 둥지박물관내의 생활사박물관에 전시하고 있고 7년간 모은 유명인사 사인은 경기도 고양시 소재 전시관에 전시돼 있다.

채관장의 소장품은 근대의 전화기부터 세계 각국의 다양한 전화기까지, 우리나라에 처음 선보인 핸드폰과 1963년 최초의 라면봉지, 양은 도시락, 사이다. 술병 등 우리의 추억이 묻어있는 다양한 용품들이다.

특히 그는 1964년 국내 최초로 제작된 흑백 TV '금성 191'도 보관하고 있다. 때문에 채 관장의 물품들은 영화나 드라마 등의 소품으로 자주 이용되고 있다.

채 관장은 특별히 제품 수리 기술을 배운 적도 없지만 전국의 고물상 등을 다니며 수집하다 보니 기술자 못지않은 수리기술도 갖게 됐다고 한다. 

채 관장은 "그저 모으는 것이 좋아 하나둘 모으다 보니 티끌모아 태산이 됐다"고 말했다.
물건 하나를 찾기 위해 교통비만 수십만원을 들여가며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니 물건에 대한 애착도 대단하다. 그야말로 골동품들이 채 관장의 삶의 일부가 됐다.

채 관장의 또 하나의 재산인 사인은 7년 전 어느 고물상에서 1962년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사인을 발견하고서부터다.

이 사인은 박근혜 의원으로부터 친필 사인임을 확인 받았다고 한다.
테니스 스타 사라포바와 비너스 윌리엄스의 사인을 받기 위해 인천 공항에서 8시간을 기다렸고 미식축구 스타 하인스 워드의 사인을 받기 위해 5일 동안 숙소를 찾아갔다.

또 인기가수의 사인을 받기 위해 10대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감동의 편지를 직접 보내 받아내기도 했다.
밤새 기다렸다가 만나지 못한 경우도, 가까이 다가갔다 경호원들로부터 저지당할 때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채 관장이 모은 사인은 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등 전직 대통령은 물론 베컴·박세리·박찬호·이승엽·박지성 등 스포츠 스타, 김수환 추기경, 산악인 박영석, 국악인 안숙선씨 등 유명인사들의 사인은 다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또 독도 출생 1호인 사람, 60년 무사고 운전자, 친절한 빵집 아저씨,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한 시민 등 평범하지만 사연이 있는 일반인들의 사인까지 모았다.

이들의 사인은 신문기사를 보고 기자에게 연락처를 구한 다음 직접 찾아가 부탁했다. 사진 전시관에는 이들의 사진과 함께 기사도 포장돼 전시돼 있다.

채 관장은 "특별한 사연을 간직한 일반인들의 사인에 애착이 간다"며 "돌아다닐 수 있는 한 언제까지나 사인 수집을 계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가끔 고향을 찾으면 도로만 뻥 뚫리고 발전되지 않은 모습이 안타까울 때가 있다"며 고향 발전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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