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정부가 ‘도서관발전 종합계획’을 확정, 도서관의 장서·시설·인력 등의 환경개선은 물론 도서관간의 협력체계 활성화에 힘쓰겠다며 10년 계획을 발표, 청사진을 제시했다.
입시위주의 공부방으로 전락한 도서관에 새 생명을 불어넣겠다는 이 계획은 실질적으로 지식정보, 문화공간으로서의 도서관 기능을 정상화하고 이용자를 위한 정보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서관 종류별로 구축하고 있는 콘텐츠 목록과 정보를 도서관간 네트워크화를 통해 공유, 문화 소외지역이 없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듣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희소식 중 희소식이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장서와 시설도 단계적으로 확충, 편리하고 알차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간다는 것으로 공공도서관의 종합목록과 대학도서관 및 전문도서관의 목록을 통합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해남군립도서관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전국의 거대 도서관과 전문도서관의 도서목록을 뒤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전국의 도서관의 장서 보유량을 국민 1인당 1장서 수준에 맞춰 전국 각지서 대출과 반납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지금 말하기엔 꿈같은 일이지만 해남군민이 자신의 집에서 컴퓨터로 각종 대학의 전문 도서를 검색해 가까운 공공 도서관에 대출 받을 수 있는 현실을 만든다는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또 해남도서관에서 빌린 도서를 광주시나 목포, 완도 등지서 얼마든지 반납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으로 실로 대단한 계획이다라는 생각에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었다. 단지 10년을 내다보며 만든 국가의 장기적인 계획으로 시간이 걸린다는 한가지 아쉬움이 남은 그 소식을 접하면서 지난 봄 문을 연 해남군립도서관을 떠올렸다.
해남문화예술회관의 지상 4∼5층에 마련된 해남군립도서관은 읍내 한가운데인 성내리에 위치해 있다. 우후 죽순처럼 하루 이틀이 멀다하고 새롭게 생겨나는 획일화된 건물들 사이에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서 있는 문화예술회관 건물을 보면 절로 그곳에 들어가 책장을 넘기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누군가는 도서관의 위치를 두고 필자에게 “왜 하고 많은 장소 중에 읍내 한가운데 그것도 온갖 유흥업소가 즐비한 곳에 도서관을 마련했는지 모르겠다.”
고 했지만 필자는 도서관이 들어서기엔 더없이 좋은 장소라고 반박한 적이 있다.
 필자는 논리는 간단했다. 도시 계획을 세울 때 박물관과 도서관을 시내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배치하는 서구 유럽이나 북미처럼 우리도 도서관에 그 정도의 우선 순위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도서관이 생기면 차츰 주변 환경이 정화된다는 논리도 폈다. 서점이나 기타 도서관과 관련된 정보산업 상점이 들어서게 될 것이라는 논리였다. 350석 정도의 공간으로 10만 해남군 인구를 위한 도서관으로서는 비록 작은 공간이다. 그러나 질적으로 지자체가 펼치는 각종 행사도 미력하나마 책 읽는 군민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특히 이번 9월 한달 동안 펼친 독서의 달 다채로운 행사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부모와 함께 책 읽기를 비롯해 읽은 책 바꿔보기 장터운영, 작가와의 만남, 독서회원증 단체 발급, 문화강좌, 훼손도서 전시회, 대출실적 우수한 학생과 일반인 표창 등등 책과 가까운 군민을 만들기 위해 군이 나서고 있는 것도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도서관 직원들의 친절함을 칭찬하는 군민들의 소중한 격려도 군립도서관 인터넷 게시판을 메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바로 이것이다. 열악하지만 끊임없이 군민에게 다가서는 도서관의 몸부림, 어쩌면 10년 계획을 세운 정부의 화려한 계획보다 군립도서관의 몸부림이 더 아름다울지 모른다.
 군민들을 풍성한 독서의 세계로 인도한 지자체와 정부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아마 우리에게도 사시사철 독서의 계절을 운운할 때가 도래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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