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해동교회 종소리 30년간 주민의 친근한 새벽 벗

새벽 3시 30분, 어김없이 옥천 들녘에 울러 퍼지는 교회 종소리가 있다. 옥천면 내동리 해동교회(목사 오성축) 종탑의 종소리는 이제 옥천주민에게 친근한 새벽 벗이 되었다.
1972년에 설립된 이 교회는 교회 문을 연 순간부터 새벽 종소리를 내보내기 시작했는데 그때 지은 종이 아직껏 주민들의 새벽잠을 깨우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35명의 신도가 다니는 이 교회는 그야말로 조그만 시골마을 교회이다.
설립당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예배당은 낙후된 모습이라기 보다는 시골 살림에 맞는 아담한 모습으로 느껴지고 그에 걸맞은 종탑도 시골 모습을 닮은 듯 조금은 낙후된 모양이다.
보이는 그대로 가난한 농촌마을 교회이지만 시골 신도들의 소중한 보금자리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이 교회는 신도들을 비롯한 옥천 주민들에게 하나님의 음성인 종소리를 매일 새벽 내보내고 있다.
이 교회 종지기는 김점단씨(여 61 옥천면 내동리)이다. 매일 새벽 3시가 되면 어김없이 잠에서 깨어나는 김점단씨는 하나님의 음성인 종을 치기 위해 몸단장을 깨끗이 하고 교회 종탑으로 향한다. 그리고 3시 30분이 되면 경건한 자세로 줄을 당긴다. 댕∼ 댕∼ 댕.
그가 치는 종소리는 옥천 들녘뿐 아니라 왠만은 거리의 옥천 마을에도 긴 여운을 머금은 채 울려 나간다. 옥천 주민들은 30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과 함께하는 해동교회 종소리를 들으며 살아왔다.
그들은 종소리를 들으며 자신이 언제 잠에서 깨야할지 어림잡아 짐작을 하게 된다고 한다.
새벽기도를 가야할 신도들도 그 종소리에 깨어나고 교회와 멀리 떨어진 마을의 신도들은 종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걸음 속도를 조절한다. 김점단씨가 교회 종지기가 된지 이제 2년째 접어든다. 그동안 종을 치신 분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가 이 일을 이어받은 것이다.
신도들이 노령화돼 종지기를 구하기 어렵지만 그러나 새벽을 알리는 중요한 예식인 종소리만큼은 중단할 수 없어 종을 칠 사람이 있는 한 해동교회의 종소리는 옥천 들녘에 울릴 것이란게 오성축목사의 말이다.
이 교회 종지기인 김점단씨는 종을 치는 일 때문에 마음놓고 어디를 가지도 못하고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조용한 새벽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가 너무도 곱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내는 소리를 듣는다는 기쁨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종을 친다고 한다.
오늘도 그녀는 새벽 3시 30분이 되자 어김없이 종을 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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