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은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곳이다.
산이면과 마산면, 황산면, 문내면 등 서부지역은 얕은 황토구릉이 펼쳐진 곳으로 부드런운 곡선과 하늘이 맞닿아 마치 어머니의 품같은 느낌을 준다. 이 황톳길에서 많은 문학인들은 작품의 자양분을 얻어간다.

가로수를 따로 심을 필요가 없는 이 황톳길 옆으론 드넓은 배추밭이 겨울 내내 푸르름을 잃지 않아 보는 이들에게 이국적인 정서마저 주고 있다.

해남의 또 다른 아름다운 경관은 긴 해안선이다. 특히 송지 엄남포에서 송호리와 갈두, 사구미를 지나 북평면 남성리에 이르는 해안도로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탁 트이게 한다.

끝만이 가진 원시성과 아련한 향수에 대한 왠지 모를 기대감과 어울리는 구불구불한 해안도로와 그 아래로 펼쳐진 남쪽바다는 역시 땅끝이구나를 직접 봐서 알 수 있는 곳이다. 

화산면 구성리에서 송평리로 이어지는 해안도로 역시 해남에서 빠지지 않는 경관이며, 화원면 서쪽 땅끝, 매개 월래 마을 해안도로도 마찬가지다.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되곤 하는 이 황톳길과 해안도로들은 해남군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고두심씨가 주연한 엄마라는 영화는 해남의 길이 얼마나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예술적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길을 통해 해남과 만나고 느끼며 교감하기 때문에 길과 경관은 해남관광의 첫 걸음이다.
하지만 최근 사구미에 71동의 대규모 펜션단지가 조성될 계획이다.

이 계획은 송지면해안가에 펜션 바람을 서서히 일으키고 있다.
무분별한 건축물들이 해남의 자연과 경관을 망쳐 놓기 전에 해남군은 아름다운 길에 어울리는 나무와 건물을 짓는 경관개발계획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
우리 길을 보존하고 가꾸는 것이야 말로 지금 우리가 먼저 해야할 일이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