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빗자루 들고 나서는 강상현씨 그가 있어 수성리는 맑고 깨끗해

매일 새벽 4시가 되면 어김없이 들리는 빗자루 소리, 해남읍 수성1리에 사는 강상현(75)씨가 빗자루를 들고 청소하는 소리이다.

새벽 4시 강상현씨는 빗자루와 쓰레받이, 쓰레기봉투를 들고 집을 나선다.
그리고 향교에서부터 북부순환도로 등 수성1리 마을을 돌며 청소를 시작한다. 정신없이 청소를 하다보면 금방 1~2시간이 흘러간다.

수성리에서 60여년을 살고 있는 강씨는 지난 2002년 마을이장을 맡고서부터 마을청소를 시작했다. 지난해 이장을 그만뒀지만 마을청소만은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강 씨는 "향교는 해남의 문화제인데다 여름이면 많은 학생들과 군민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깨끗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청소를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또 강씨는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도 자신에게 이목이 집중될 까봐 새벽을 선택해 청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사는 마을의 깨끗함을 위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청소장비를 들고 마을을 휘젓고 다니는 강 씨. 운동 삼아 하는 일이라 그저 즐겁단다.

운동 삼아 한다는 청소이지만 강 씨가 하는 마을청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직도 수성리 골목길에는 봉지에 담긴 음식물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이러한 쓰레기는 미화원들이 안 가져가기 때문에 파리가 날리고 냄새도 지독해 그는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봉지를 풀고 직접 분리수거를 한다.

한번은 동네에 뛰어다니는 개 때문에 이웃과 가볍게 다툰 적도 있다. 이웃이 풀어 놓은 개가 동네 이곳저곳에 큰 실례(?)를 하고 다녔기 때문이다.

날이면 날마다 치우고 또 치우다 이웃에 찾아가 개를 풀어놓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했다. 강 씨의 수고를 몰랐던 이웃은 미안해하며 그 다음부터 개를 집안에서만 키우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마을 부녀회와 함께 길옆에 자란 풀도 뽑고, 분리수거까지 다 같이 했지만 지금은 다들 바빠 강 씨 혼자하고 있다. 하지만 수요일이면 마을 청년회와 함께 마을을 청소한다.

매주 수요일 강 씨와 청년회 회원들은 수성1리 뿐 만아니라 수성2리까지 마을 소독을 하고 인도 여기저기 솟아 있는 풀들을 뽑는다. 청년회원들은 강 씨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는 것이다.

강 씨는 4년 전부터 6·25참전 유공자·무공수훈자회 해남군지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6·25참전유공자회 이월석 지회장과 무공수훈자회 박종완 지회장은 "강 사무국장은 매일 새벽 마을청소는 물론 해남군내와 광주 등 모임이 있는 날에는 차량지원을 하는 등 모든 일에 부지런하고 열정적이다"고 칭찬을 한다.

수성리에 거주하는 한 마을청소를 계속할 것이라는 강 씨는 오늘도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일어나 청정 수성1리를 단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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