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남 인구정책의 혁신을 기대하며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그 변함은 발전을 말함이다. 해남의 일부 지역 모습도 그렇다. 정확히 말하자면 해남읍의 10년 전 모습은 지금과 많이 다르다. 해남읍은 시골이 아니라 도시 같다. 해남읍을 벗어나 면 단위의 시골에 가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쇠락한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2020년에 마련한 해남군 장기 기본계획에 따르면 2035년의 모습은 현재의 해남 인구를 9만 명으로 그리고 있다. 일전의 칼럼에서도 지적하였지만 거의 현실성이 없는 계획이다. 해마다 줄
작년의 겨울 고온, 기나긴 장마, 연이은 태풍, 가을부터의 긴 가뭄 그리고 올 겨울의 한파는 미미하지만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기후변화다.아직까지는 놀라기는 했지만 견딜 수 있고 그리고 견뎌냈다. 그러나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기후변화의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30년 후의 일이라 그렇게 실감나지는 않겠지만 '2050 거주불능 지구'라는 책은 제목만으로도 우리가 처한 상황이 얼마나 다급한지를 알려준다.지구를 구하는 데 아직도 정치력이 미약한 우리네 보통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우리나라 어디를 가더라도 동네마다 일정한 장소에 주민건강을 위한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도시와 농촌에 거의 같은 종류의 기구가 설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나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평균 연령대에 맞추어져 있다.마을의 운동기구를 보면 농촌도 도시와 차별 없이 대접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농촌 현실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판단 없이 타성에 젖어 설치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조금만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면 농촌의 현상과 인구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농촌 인구가 실제로 감소하고 있는 폭이 눈에 확연히 보
'2020해남방문의해'에 대한 개인적인 부채의식이 있다. 그 이유에 대해 함구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7월 해남군 종합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주민참여연구단 1차 회의에서 군수의 인사말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 그 부채의식 때문에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은 이 사업에 대해 한 해 동안 늘 가슴 조이고 안타까워했다.코로나의 위세는 처음에는 그저 이 또한 지나갈 것으로 생각했지만 해를 넘기고 말았다. 일상을 빼앗겼고, 문화예술과 관광을 멈추게 했다. 이 사업은 결론적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해남관광에 대한 마인드가
세상이 험악할수록 막말이 난무한다. 막말, 막하는 말이다. 욕설도 이에 포함된다. 상대의 인격은커녕 기본 예의도 저버린 표현을 말한다. 주변에서 이런 막말을 자주 보게 된다. 정치권의 오염된 막말이 일상에 파고든 지 오래다. 화가 나서 막말을 하는 경우는 이해 가능할 수도 있으나 막말을 하는 사람의 수준은 이미 폭로된 것이다.막말은 아니지만, 하대(下待)함은 상대를 낮추어 대하고 반말하는 것이니, 본인은 의식하지 않아도 듣는 이의 마음에 썩 좋은 말이 아닌 경우는 언어폭력이 될 수도 있다. '반말'은 말 그대로 예의가
전 세계가 2020년을 온통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갇혀 보냈다. 국내에선 작년 2월 코로나 첫 사망자가 발생한 후 11개월 만에 사망자수가 1007명이라는 통계를 실은 기사가 올해 어느 일간지 1면에 실렸다.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죽음들이다.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 뿐만 아니라 관혼상제의 풍습마저도 바꿨는데 특히 장례문화의 변화는 더욱 안타깝다.1899년생인 시할머니가 96세에 돌아가셨다. 시집 와서 10년이 채 되지 않았을 게다. 지금의 장례식장과 같은 문화가 없었으니까 꽤 오래 전이다. 동네 사람들은 백수 가까이 살면서 앞세운
코로나19로 움직임이 멈춰버렸던 작년 한 해 동안은 군민들 모두가 너무나 많은 고통을 안고 살았을 것이다. 새해를 맞는 오늘 코로나19 이전으로 돌려놓을 수는 없지만 남다른 각오로 새해의 해남을 맞이하고 싶다. 그래도 대부분의 군민들이 고통 분담차원에서 다같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에 해남은 전국에서도 청정지역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하지만 관광지마다 찾는 사람이 줄어들어 힘들어하는 자영업자를 보았으며 해남의 활기찬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작년에 가장 고통받은 사람들은 여행업과 숙박업,
부엌에서 식칼을 사용하여 재료를 다듬고, 써는 작업을 하고 나면 음식이 만들어진다. 패스트푸드가 아닌한 재료가 아무리 좋아도 식칼을 거치지 않고는 음식으로 바뀌지 않는다.요리하는 주부의 손에 쥐어진 식칼은 식재료를 다듬고, 회센터 주방장의 손에 쥐어진 식칼은 신선한 회를 만든다. 주부나 주방장이 사용하는 식칼은 요리의 사고를 담은 과학적 도구이다. 이런 식칼이 먹는 '식'(食)을 빼고 단순 칼로 작동하면, 1989년 1월 8일 대낮에 현대중공업에서 벌어진 '식칼 테러' 같은 사건에 연루(?)되기도 한다.
"집에서도 재밌게 노네."남편의 말이다.'영어그림책 읽은 어른들'이라는 동아리 모임을 마치고 방문을 열었는데 마침 옷을 주섬주섬 입으며 나가는 남편과 마주쳤다."다 했어?""뭘?""학교 수업 동영상 만들었잖아.""아닌데. 줌으로 동아리 모임했는데…."방에서 내 목소리만 들리니까 비대면으로 해야 하는 수업을 준비하는 줄 알고 숨죽여 있었던 것이 억울했을까?동아리 모임했다는 소리에 남편이 던진 말이다."집에서도 재밌게 노네."코로나는 이전 콘택트의 생활을 사람들의 만남을 지양하는 언택트로
가치란 사전적 의미로 '인간 행동에 영향을 주는 어떠한 바람직한 것'이라 한다. 해남은 한반도의 서남단에 위치하여 기후가 온화하고 구릉지와 완사면이 발달한 지형으로서 생태적 가치가 높고 자연자원이 풍부하여 주거지와 관광지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면적 기준으로는 세 번째이며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난류와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아 매우 온화한 기후환경을 나타내고 있다.이러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농산물의 생산에서 전국의 수위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품목이 많다. 그중에서도 절임배추의 명성은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검찰개혁' 하면 딱딱하고 어렵고 재미없는데 추미애와 윤석열의 싸움이라는 프레임을 잡아서 보도하면 사람들의 흥미를 쉽게 끈다. 그만큼 검찰개혁의 문제는 밀려나고 갑남을녀의 싸움처럼 바짓가랑이를 누가 먼저 잡았느냐는 쟁점만 남는다.눈앞의 사실도 중요하지만 거시적이고 역사적 눈으로 보면 더 잘 보이는 문제도 있다.역사 속에서 개혁을 마주한 기득권 세력의 저항은 언제나 완강했고 그 저항에 밀려 개혁이 실종되는 경우가 많았다. 검찰 권력의 축소와 쪼개기 과정에서 저항이나 반발이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하다.사사로이 타인의 정보를
해남읍에서 일을 보려고 오소재를 넘어가려면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켜고 천천히 움직여야 할 정도로 앞이 잘 안 보이게 안개가 자욱하게 낀 날들이 있다. 천천히 가면서 혹시 반대편 차량이 불쑥 나타날까 봐 조심스럽게 운전하게 된다. 이런 안개 낀 날, 차량은 대부분 저속 주행을 하기 마련이다. 물론 속도가 좀 빠르다 싶은 차량도 몇 있기는 하나 그런 차에 신경을 쓸 틈도 없이 안개를 헤쳐나가야 한다.바다에 안개가 끼면 배들은 어떻게 움직일까. 바닷가 어른들이 하는 말은 "움직이지 마!"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 낀 바다에서 내비게
송지 어느 마을에 살고 있는 박 씨는 거의 1000만원 어치의 생강종자를 올 봄에 파종했다. 짚을 덮어주고 김도 서너 번 맸다. 그나마 큰 동네이고 박 씨가 농기계 품을 팔 수 있어서 일손을 구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지만 수확은 한꺼번에 많은 일손이 필요하다.된서리를 두어 차례 맞아 생강 이파리가 누렇게 내려앉으니 사람을 구하느라 입이 바짝 타들어갔다. 어렵게 외국인 노동자를 구하고 동네 늙은 아짐들에게는 사정을 했다.그래서 이틀 동안 걷은 생강이 1톤 조금 넘는데 인건비가 180만원 가량 들었다. 추수한 생강은 1킬로그램 당 4
아름다운 고향! 찬사와 경탄이 여기저기 넘치지만 한 번도 고향이 아름답다고 생각해본 적 없었다. 고향, 아름답기 이전에 기본도 안 지켜지는 어이없는 추문만 떠도는 곳. 견디다 견디다 가난에 짓밟혀 떠나가는 사람들뿐인 곳.모든 권력과 부는 중앙에만 있고 지역은 핵발전소, 중금속 도금공장, 쓰레기 처리장, 소음 많은 군 공항, 축사 같이 중앙이나 도시가 껴안기 싫은 시설들을 설치하려고 기웃대는 곳이다.문제의 뿌리는 자원과 기회를 분배하는 권력을 중앙만이 갖고 있는데 있다. 중앙만이 차지하는 권력의 카르텔, 그 구조를 온존시키는 역할을
우리나라에서 해남만큼 청정지역은 없을 것이다. 발효식품은 청정지역의 대표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음식이다. 농촌마을의 고령화로 인한 변화는 먹거리시장에서도 급격하게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고령친화식품 시장의 급속한 성장세이다. 그 중에서도 발효식초의 선호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필자도 그동안 발효식품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갖고 꾸준히 연구하고 있으며 재료로는 귀촌하면서부터 산과 밭에 식목한 것들(꾸지뽕, 산매실, 가시오가피, 황칠나무, 아로니아, 자두 등)을 이용하고 있다. 덕분에 지금으로서
50년 전인 1970년 해남군 인구는 21만 명이 넘었다. 이후 관이 주도한 새마을 운동과 함께 중공업 진흥정책이 시행되면서 공장 노동력을 제공해주는 인구 유출지가 되었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지금은 고령인구가 50%에 육박하는 면들이 생기고 있다.올해가 가기 전에 해남군청 인구 통계자료에 의하면 6만8000명대로 감소한다. 20세기 후반에 유출된 인구는 대부분 서울로 모였고, 21세기부터는 서울 주변의 경기도로 모이다가 요즈음은 인근 대도시로도 모인다.이러한 인구 감소 현상을 뒤집어서 15년 뒤인 2035년에 해남 인구를 9만 명으
현관문을 나서니 바람이 상쾌하고 햇볕은 따스하다. 올리브 그린색의 야외 테이블이 잠시 쉬어가라 손짓한다.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 처음엔 작은 뱅갈고무나무 화분이 하나 나오더니 차츰차츰 늘어 지금은 테이블 앞을 가득 메우고 있다.때늦게 피고 있는 수국은 환하고 얼마 전 작고한 16층 할아버지를 기리는 국화는 쓸쓸하다. 테이블 위, 15층 미숙 씨가 사다놓은 애플민트를 가만히 만져본다. 달콤한 향이 양 손에 가득하다. 자연스레 눈길이 주차장 벽화로 향한다. 행복한 추억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가 보다.지난 5월 5일 주차장에 벽화를
자라는 아동 청소년에게 성교육을 제대로 시켜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당연한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왜 중요한가?'에 대한 고개 끄덕여지는 설명을 만나본 적은 별로 없었다.따로 교육받지 않아도 남녀의 이치는 때 되면 절로 알게 되는데 호기심과 힘이 넘치는 한 참 때의 학생들에게 음심이나 조장하는 건 필요 없다,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던 성에 관한 암흑의 시절이 있었다. 오래 전의 일이 아니다.독재와 결합된 유교적 문화가 통용되었던 70년대까지 '남녀칠세 부동석'은 일상이었다.학교는 해남중과 해남여중, 해남
해남의 가을은 옥천평야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나라의 대표 브랜드가 된지 오래된 '한 눈에 반한 쌀'이 일찍 익어가는 탓에 누런 황금벌판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해남의 가을은 풍성해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어느 마을을 가더라도 널따란 벌판이 있고 곡식이 누렇게 익어가는 장면은 가을에 해남에서 볼 수 있는 장관이다. 필자는 가을에 두륜산에 자주 오른다. 동서남북이 다 트인 두륜산에 올라 해남의 넓은 평야를 바라보면서 익어가는 곡식을 바라보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된다. 해남의 가을은 들판을 바라보는 누구에게나 행복감을 가
거의 잡혀가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재확산되어 한 달여가 지났다.무수히 많은 희생과 자발적 참여로 서서히 질병 발생이 감소되는 순간, 소위 태극기 부대와 '빤스 목사' 부대가 광화문 광장에 모여 광란의 쇼를 한바탕하고 나자 순식간에 전국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되었다. 이 시기에 왜 집회냐고 물으면 꺼지라는 욕설을 앞세우는 그들은 무엇을 배웠길래 저러나 싶다.집회 참가자들 대부분은 60대 중반 이후의 노령층이다. 옛날 같으면 노인들 집회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만 지금은 정치 집회 참가자 다수가 노인층이다. 살아갈 날이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