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생각만으로도라일락 향기 젖어옵니다연보랏빛 은은히수수한 웃음 비칠락 말락빈 마음에 앉으시려나요그대 생각하면라일락 향기가슴에 스며옵니다멀리멀리서도가까운 듯지금인 듯내 곁으로가만 가만히옵니다.
1.나목은 겨우내가지 끝에 겨울눈을 키웠다꽃눈 잎눈아직은 켜지지 않는 꽃등을 달고 있다겨울이 준비한 형형색색의 꽃등들등불 켤 날을 빼꼼히 미닫이 문틈 사이로엿보고 있다.2.비단길 위 연노랑 나비 날갯짓설렘 팔랑이며 그대 오시려는가따사로운 햇볕아래남풍은 저 멀리서피어날 봄소식을 데리고가지 끝 꽃등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동백 향기 그윽한내고향 금쇄동오우가 시읊으던고산을 그리며산새들 봄맞이에맑은 물 구비치는동서의 물줄기구시교 앞 만나서백방산 휘감아호남의 제2평야신방들에 풍년오네.
달마산 봉우리에밤 안개 내리면굽이굽이 기암절벽목탁 소리 스며들고소금강 중심에서 있는 미황사대웅전의 신도들참배하며 소원빌고땅끝에서 솟은 정기온몸에 서기 받아미황사의 수심 광명이새희망을 열어주네.
고마운 사람들 아름다운 만남행복했던 순간들, 가슴아픈 사연들모든 것들이 과거로 묻혀지려 합니다.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옮기며좋았던 일들만 기억하자고스스로에게 다짐주어도한 해의 끝자락에 서면늘 회한이 먼저 가슴을 메웁니다.좀 더 노력할 걸, 좀 더 사랑할 걸좀 더 참을 걸, 좀 더 의젓할 걸좀 더 좀 더…최선을 다 해 살자던 다짐도못내 아쉬움으로만 남습니다.어떻게 살아야 더 의연하게 살 수 있을까?내 앞에 나를 세워두고회초리로 아프게 질타합니다.이제 나와 함께했던 사람들에 감사하며나를 나이게 한 2018년에 감사하며20
오메오메 으짠일인가나 된장 가지로 왔오어메어메 된장 띠어 논지가 언젠디그랑께라우,듬뿍 담아진 된장 그릇을 들고 나오신다.된장은 항아리에 담아놓고묵어야 한다고 하신다.내가 그렇게 꼭 말할게요.그람시로 하는 말으짜까잉 으짜까잉왜 그라요.때는 됐는지 반찬이 없어서 아따나 약속이 있어서 얼른 가야대라우오메오메 그라먼 천천히 가게. 야우,천천히 가꺼싱께 염려 마시오차를 돌려 천천히 가는데 뒷거울을 보니 한 없이 제 차를 바라보며 서 있는장모님이렇게도 걱정을 하는걸까,어메어메 도 사랑이요.오메오메 도 사랑이요.으짜까
(동)독도를 돌아보다 멈춰버린 이곳에는대양의 푸른꿈이 뻘과물에 녹아있고누리에 귀한이곳은 향우들의 복일세(백)물 맑은 땅끝이요 맛깊은 해남이라두륜산맥 병풍삼아 바람맞고 해잘들어산 해 에 온갖먹거리 풍성하게 자라고(꽃)물 아래 뻘밭해초 미네랄에 하늘대고고기 떼 유영하며 몸이크고 맛이들어활어 맛 땅끝스러워 언제든지 가보세(피)태고가 너무조아 잠든듯한 개펄에는하루에 밀 썰물에 숨이가쁜 일과지만신비 의 젖을먹이며 뭇생명을 키우고(는)뻘 묻은 세발낙지 무릎으로 도망가다탐방 객 손에잡혀 바위샘에 훌렁훌렁통째 로 입에 넣더니 콧속말로 흐 흥흥(내
작은 자봄여름 가을 가고겨울 깊어 갈 때석양의 눈밭을 걷는나는 참 작습니다저 산이 푸르르며저 나무들 꽃 만개한 후나비 떼 훨훨 날아들고녹음 우거질 때내 꿈도 한없이 크고 푸르렀지요맑고 높은 하늘 아래저 산이 울긋불긋 물들 때열매 알알이 영글고내 꿈도 무르익어 향긋했지요봄여름 가을 지나한 겨울 집으로 가는 길어스름 눈길을 걷는나는 한없이 작습니다. 진주피부가 까만소녀가 웃고 있다.유니세프 보고서 표지에서책상 앞에 세워 둔그 사진 속에서어느 날부터메마른 삶으로오아시스가 흐르고소녀는 보석으로 빛났다.오아시스와 보석블랙 진주가 탄생되고탄생
금목서 1시각보다후각이 먼저 아는 꽃짙은 향기 따라눈길 옮겨야 비로소 보이는 꽃볼품없는 색깔의 작은 꽃으로 피어나사랑받지 못한 아픔을향기로 승화시킨 꽃장미보다 아름다운 꽃 그 빛을 잃어어둠에 묻히는 밤침묵이 깊을수록 향기짙어져지쳐있는 심신 편안한 잠을 주는 꽃 금목서 2성진리 동서 집에 가면아내 닮은 처형 버선발로 반긴다.금목 피어나는 가을성진리 동서 집에가면금목서 짙은 향내처형보다 먼저닫혀진 사립문 넘어와 반긴다.처형하늘나라로 떠나신 금년 가을엔그 짙었던 금목서 향내담을 넘지 못한다.
해남에서 농사를 짓는 친구가고구마 한 자루 보내왔다유년의 만만하기만 했던 그 요깃감,반가워서 흙 묻은 손을 덥석 잡는다밭고랑에서 올망졸망 딸려 나오던피붙이들은뿔뿔이 흩어져 버렸다겨울 내내 그리움의 허기를 채우다,남은 것 몇 개가 주방 옆 구석지에서쭈굴탱이가 된 몸으로 싹을 틔우려고몸살을 한다쟁반위에 올려놓고 며칠을 기다리자보란 듯이 줄기와 잎이 무성하게 자라나창문을 열고 하늘을 쳐다본다어머니도 말년에는 아파트에 사시면서해질 무렵이면남쪽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던 모습이강물처럼 밀려온다.
비탈진 연병장푸른 제복의 장정들이일렬횡대로 서서마지막 사열을 받습니다땡볕에 달구어진옹골진 몸매눈보라 헤치며대지를 흔드는우렁찬 함성어디로 팔려가든두렵지 않습니다.
가을이 자리를 펴고파아란 하늘을 초대하면고추잠자리가 먼저 와쪼르르 인사하고 사라집니다.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숨이 막혔던 폭염의 무더위도님의 끈질긴 추격과 함성에결국 두 손 들어 항복하고조용히 길을 내 주었습니다.구절초의 짙은 향기에 취해가을이 파란 하늘과 바람을 흔드는데고통, 갈등, 불안은모두 나를 찾기까지의 과정가슴 속에 피는 내 향기로운 가을꽃입니다.이제 새벽녘 몰래 내린 이슬 따라소롯이 묻어 온 싱그러운 가을바람아름다운 코스모스 길 따라내 황혼의 가을도 함께 동행합니다.
청초한 코스모스들가을바람에 흔들릴 때그 바람이 곁에 와 있듯내가 흔들리고 있을 때는그대가 내 가슴에 와 있기 때문입니다.강변에 바람꽃이 일고가을비가 오면온 몸에 열꽃이 피어애수(哀愁)의 그리움을 앓습니다.고추잠자리의 가녀린 날개가마음을 아프게 하고허수아비의 야윈 가슴까지도만추(晩秋)의 설움이 되어허전함으로 가득합니다.그래도 내겐즐거움이 가득합니다.수확의 계절, 들판 가득한 풍성함이가득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물입니다깊은 산속 작은 샘에서 태어났습니다.나보다 먼저 태어난 형들을 따라작은 개울 길을 갑니다.높은 뜻은 가지고 있지만높은 곳으로 가지 않습니다.그 뜻을 가지고 작은 길을 따라낮은 곳으로 갑니다.아픈 것을 모두 가슴에 안고슬픈 것도 모두 등에 지고추한 것들을 모아 머리에 이고더 넓은 곳을 향하여 갑니다.힘들면 바위 그늘아래 쉬어가고외로우면 웅덩이에 누워 나무를 보며아프면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면서오고 오는 친구들을 기다립니다.친구들이 다 모이면힘과 뜻을 하나로 모아장애물을 밀어내어새 길을 만듭니다.더 낮은 곳으로더 어두운 곳으
가을바람이 소나무가지에곤히 잠들고달빛 타고 사르르 별들 내려와소곤대는, 소쩍새 울음에구절초가 환하다뒷산 알밤 떨어지는 소리깜짝 놀란 청솔모잣나무 가지를 오르락내리락솔바람, 다람쥐가이웃이 되어가을밤, 활활 장작불에 알밤이 톡톡찻잔에 가득 고인 달빛가로등은적막한 동네를 지키는 파수꾼간밤에 나눈 웃음들이풀잎에 데롱데롱 햇살에 영롱한동화 속 풍경 같은숲속에 자리한증동리 258길 꼭대기 집
보름달을 먹은 앞마당 대추는포동포동 살이 차오르고텃밭에서 살찐 애벌레를 잡느라어머니는가을햇살 등에 업고바람이 무성한 자작나무 숲이 되다무얼 잡수실까조바심에 스마트 폰을 열면창가에 채널을 고정한 체세월의 강을 건너고 계신다바람이 머물다 간들 어떠랴이슬 머금은 대추,구멍 난 배추가텃밭 가득 행복이 자란다갈바람 머문 자작나무 숲에는우수수 낙엽 지는 소리철 지난 웃음소리가한가슴 가득 메아리로 가득해
이승과 저승의 갈림길에서어떤 어머니는 서둘러 저승길 가십니다.중병으로 누워계신 어미 앞에서책임 미루는 자식들 부담 덜어주려는어머니의 마지막 사랑입니다.여기이승의 끈 놓지 않으려 안간 힘 쓰시는한 어머니가 있습니다.자식들에게 효도의 시간조금 더 주고픈 어머니마지막 사랑의 힘으로 저승길 미루십니다.어머니는 아들에게 몸을 부린 후3년을 더 사셨습니다."엄마 돌아가시면 나 정말 많이 울 거 같아"가물거리는 의식으로아들의 독백 들으신 어머니.이승의 끈 붙들고 저승길 미루시니항암치료로 빠진 머리 다시 나고얼굴 화색 돌아옵니다.길어야 삼개월
가끔은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다.이빨에 묻은슬픔과 분노같은 것잘근잘근 씹으며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다.가끔은새로 태어나고 싶을 때가 있다.알을 품는 새의 품속에서생존의 법칙같은 것재잘거리며 다시 배워 새롭게태어나고 싶을 때가 있다.문득 문득속빈 강정같은 홀씨의 마음으로세상을 하얗게 비우고 싶을 때가끔은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다.
소쩍새 울음소리 깊어가는 날봄꽃은 그대 모습을 뽀얗게 피워내고봄날을 간지럽히는 햇살에꽃바람이 그대 내음을올올이 엮어내건만물빛이 산그늘에 잠기는 날돌아오마던 굳은 언약은 한낱 귀치레셨나. 나는그대를 기다리고 있는데정년 그대는 나를 잊었는가.
대흥사 맑은 공기옥구슬 같은 이슬맑은 물 위로 흘러손발을 담그면정신이 맑아지네달 밝은 만월이면신선이 내려와천년수 안아보고숲속에서 놀다가네원천의 발원지더러워질까 걱정하며맑은 물 속 피라미떼지어 활동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