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커덩거리는 방아 소리는 곤히 잠든 지 오래고소쩍새 울음으로 자장가를 삼던보름달이 대낮 같은 밤, 별들은 춥다고 총총걸음으로 나보다 먼저 돌아서고찬바람만 쌩하게 내 몸을 감쌀 때야아버지의 18번이 바람을 타고 동네 골목을 돌아오면홍조 띤 보름달이 '잿등' 위에서 웃는다눈 감으면, 바람을 타고 '소양강 처녀'는 귓전에 가득한데'잿등'의 방앗간은 돌 줄을 모른다'소양강 처녀'는 떠나고그림자처럼 지나가는 추억연어들이 돌아오는 날 '잿등'에는 보름달은 피어나고 메아리만
친구야 너는 기억 하느냐그렇게도 멀고 먼 학교 가는 길을비좁고 미끄러운 논둑 길 지나둠벙 모퉁이 어지럽게 돌고 돌며고무신 손에 들고 하천 건너서아침이슬 툴툴 털고 학교 가던 길을친구야 너는 기억 하느냐논둑길 풀잎에 맺힌 이슬방울에양말 젖어 축축할까 봐 양말 벗어호주머니에 넣고 걷다가 달리다가등교 시간에 쫓겨 허둥대던 희망찬어린 시절의 학교 가던 길을친구야 너는 기억 하느냐책보자기 어깨에 단단히 둘러매고나락 심어진 십리 논둑 길 지나숨 가쁘게 달리던 그때 순수한동심의 어린 시절을 지금도친구야 너는 기억 하느냐친구 너와 나 두메산골에
어디쯤 왔을까.가던 길 잠시 멈추고 뒤돌아보지만온 길 모르듯 갈 길도 알 수 없다.온 힘을 다해 삶을 사랑했을까.내 마음 다해 생을 살아왔을까.황혼의 가을 앞에 서면모두가 놓치고 싶지 않은 추억들희, 노, 애, 락의 지난 세월아쉬워도 말고 그리워하지도 말자.그래, 지난 추억들 이제는떨어지는 낙엽 따라 보내버리자.아쉬움도 미련도앨범 속 그리움으로 간직하고황혼에 맞는 가을 속에서오늘이 있어 내일이 아름답도록그렇게 믿자그렇게 믿어 버리자.오늘을 어제처럼내일을 또 오늘처럼 그렇게여유롭고 야무지게 살자!
어디쯤 왔을까?가던 길 잠시 멈추고 뒤돌아보면긴 여정의 인생길, 그 속에온갖 추억들이 묻어나는데코를 찌르는 당신의 짙은 향기너울너울 흰 연기 날리며 춤을 춥니다.낙엽이 산골물과 함께하면그리운 사람과 여행을 떠나자고 했는데그 약속은 이미 하얗게 바래고당신의 하얀 심장의 추억으로만설기설기 절벽에 매달려 있습니다.오늘도 내 인생 황혼(黃昏) 길에서숱하게 많은 지난 세월들을 반추(反芻)하며은은하고 그윽한 당신 향기에 취한 채예쁜 연두색 스카프를당신 목덜미에 살짝 걸어두겠습니다.여름을 짓누르는 폭염의 무더위도당신의 끈질긴 생명력과 끈기 앞에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 산을 마주하면늘 푸른빛으로 우리와 함께 했던 솔,찬란한 오천년의 향기는역사의 고비마다 민족의 혼불로 타올랐다.춥고 배고팠던 시절서슴없이 아궁이에 몸을 던져두꺼운 구들장을 달궜던 밤,이불을 서로 끌어당기지 않아도 참 따뜻했다왜놈들이 정명가도(征明假道)*를 외치며미치광이처럼 조선 땅을 짓밟았을 때거북선의 돛이 되고 키가 되고 노가 되어안택선*을 천길 바다 속으로 가라앉혔다.나라를 잃은 암울한 시대왜놈들의 총칼 앞에서조선인들의 혈맥을 타고 흐르는붉은 피와도 같았던 송진을 뽑아전쟁터로 보냈던 쓰라린 흉터,온갖 아픔을
해남에서 제일 긴 300m 메밀밭해남에서 제일 긴 100m 조밭덕흥천 맑은 물줄기 따라공북마을 제방뚝에 피어있는메밀꽃 조모개농부는 봉평에 이효석시를 생각하며씨를 뿌렸습니다올가을에도 봉평에는메밀꽃이 만개하였겠지요이제는 봉평은 너무 멀지 않아요공북리 제방뚝으로 오세요해남군수님도 오세요14개 읍면장님도 오세요512개 마을 이장님도 오세요군민 모두 가족 손잡고 오세요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져요메밀밭 조밭이 상전 벽해처럼넓은 농로길이 되면 합니다.
진관동에서 바라보면기암괴 절벽 백석산봄 여름 가을 겨울사철 옷 단장하고그대의 맵시에 반해진관동을 못 떠나오성벽 타고 인수봉에 올라이북 고향에 기도한지 58년가족 상봉의 한빨리 풀어주소서낙엽도 지면뿌리로 돌아가는데한탄이 쌓여북한산에 한 조각돌이 되어가네.
고추잠자리 시골 초가집 마당 위바람 가르고 비단결 날개 저어 춤을 춘다길 옆 코스모스 파란 하늘 바라보며 미소짓고 짙은 향기 퍼뜨려 아이들 불러 모으면싸릿대 엮어 세운 울타리에 조롱박 손 뻗어둥근 얼굴 만들고 황금 들녘 벼 이삭고개 숙여 인사한다밤새 내린 찬 이슬 풀잎에 수정 만들어메뚜기 떼 부르고풀숲 그늘 풀벌레가을풍경 노래한다강남 갈 제비는 하늘 높이 날아올라먹이 찾기에 분주하고 들녘의 누런 소풀 뜯어 배 채운다허수아비 헌 누더기 옷 걸쳐 입고 실오라기풀린 밀짚모자 눌러 쓴 채 양팔 벌려하루 종일 참새 쫓고 이에 놀란 참새들떼
달마산 바위 봉에 구름 가다 머무르고뒤따라 온 바닷바람 손 저어 구름 쫓네미황사 풍경소리 달마고도 힐링 길 밝히고먹이 찾던 줄 다람쥐 꼬리 들어 춤추면스님의 목탁 소리 아랫마을 다다르네겨우내 눈비 맞고 홀로 핀 동백꽃노란 입술 내밀어 벌 나비 불러오고법당에 불경 소리 우리 가슴 울릴 때달마산 미황사의 밤 깊어만 가네밤새 내린 찬 이슬에 숲속 알밤 영글고밤안개 바람 타고 초승달 가리 우니어느새 목탁 소리 불경과 함께 끝을 맺고미황사의 앞마당에 새벽 먼저 밝아오네.
대흥사 붉은 단풍가슴도 물들이고아기 단풍 햇빛 반사옷깃에 수놓으네심산유곡 물소리는두 귓절도 씻어주고케이블카에 승차하여상봉에 오르고 오르면땅 끝에 한빛탑은물결에 반짝이고다도해의 진기한 풍경새하얀 뭉게구름 속 들락날락저 너머 수평선넓은 바다위에서좌우로 고개돌려한라산도 찾아보네.
나 이곳 소록도에 온지도어언 몇 해 흘러갔구나쪽빛 바다맑은 산야공기 좋은 소록도나 이곳에 올적에는손가락 발가락이 저리고 아파잠 못 이루는 밤도 많았는데이제는 정신도 맑고심신도 치료되고기분도 상쾌해졌네다시 태어나면이 곳에 와서 은혜를보답하고 싶구나.
倭寇掠奪前科者 (왜구약탈전과자)13~16세기에 중국과 우리나라의연해를 무대로 약탈을 일삼았던일본 전과놈들非行未練表出鄙 (비행미련표출비)그릇된 행위 저버리지 못하고들추어내 상스럽고 더럽다.私回不正一速改 (사회부정일속개)사사롭고 바르지 못하고옳지 못함을 하루빨리 고쳐世界萬邦公開謝 (세계만방공개사)세계 모든 나라 여러 사람께널리 공개 사과하라. 獨島大韓民國固有領土(독도대한민국고유영토)
누런 소 풀 먹여 배를 불리고맑은 냇물 먹게 하여 갈증 없앤 뒤누렁이 어깨에 멍애 얹어 비벼주고고삐 잡아당겨 쟁기질 시작 한다다랑이 논 구석부터 갈아엎으면잡초들 하나둘씩 땅속에 묻히고논고랑 한줄 두줄 늘어만 간다한 해 농사 풍년 빌며 땅속 깊이 갈아엎고이랴! 자랴! 소리치며 고삐 당기면누렁이도 깜짝 놀라 발걸음 빨라진다누렁이 되새김에 가픈 숨 섞여 나고 멍애 자리 땀 맺혀 누런 털 젖어 오면쟁기 멈춰 세워 놓고 당긴 고삐 늦춘다누렁이 어깨에서 멍애 내리고가쁜 숨소리 자연스레 멈출 때다랑이논 쟁기질 끝을 맺고 쟁기 올리면누렁이 숨소리
마른 논 갈아엎어 고랑 두둑 만들고맑은 물 논바닥에 흘려보내면들판의 봄 내음 아지랑이 피운다못자리 논 물차고 흙물 가라앉아땅바닥 훤히 보이면일손 바쁜 우리 농부 볍씨 물 불려 싹 틔우고조심조심 모판에 고루 뿌린다한 해 농사 풍년 빌고 정성 담아 보살피면볍씨 모종 고루 자라 푸른 숲 만들고뿌리로 맑은 물 빨아들인 뒤잎사귀 두 손 모아 찬 이슬 마쉰다한낮의 햇볕에 모 줄기 굵어지고하얀 뿌리 여러 갈래 퍼져 나가면메뚜기 날아들어 풍년 농사 빌어 주고풍뎅이 날개 저어 모판 위 맴돈다곱게 자란 못자리에 모내기 시작되고농부의 노래가락 온 들녘
드 높은 하늘은 저리 푸른데한 민족끼리 분단의 아픔은하늘처럼 시리다같은 말 같은 얼같은 조상 섬겨 왔는데만나면 금방 친해질 우린데백두산에서 한라산으로날아 다니는 새들만부러워 할건가활기찬 비둘기의 날개짓으로분단의 벽을 헐고통일의 외침 메아리쳐 보았으면.
한여름불꽃 햇살 모아파란 꽃 대궁이 마다빨간 꽃등 달았다어느 사무친 그리움이핏 빛으로 타는가속으로속으로만가슴 쥐어 짜는그대 뜨거운 열정한 여름 인내하는그대 가슴에서태양이 탄다.
싱그러운 오월바람결에 밀려오는달콤한 아카시아 꽃내음젖내음 물씬 나는아가의 얼굴처럼우유빛 꽃망울에 웃음이 가득깨끗한 백색 순결비밀스런 밀어들주렁주렁 매달아 묶어놓았다.그 옛날 추억과아름다운 삶이 묻어있는고향 뒷동산 지천에 핀하얀 꽃잎들 따서입 안 가득 채워 먹고꽃주름 엮어 머리에 쓰면몸에 베인 향기에 벌들도 왔었지.아! 아직도 내 몸에서아카시아 짙은 향기가 난다.
주저리 주저리휘영청 신록의 가지마다뭉실뭉실 순백(純白)의 꽃무언의 메세지를 보내는내 님의 손길인가.그리움의 빈자리에탐스럽게 피어 올라가슴이 하얗게 부서지도록애타는 그리움 덩어리들 외로움을 면하려 상을 차렸네.가녀린 가지마다눈처럼 하얗게 하얗게 쌓여사랑의 추억 예쁘게 피워주렁주렁 메달린 꽃사뿐이 얹어놓은 내 소망이려나.
人宇宙空間居停日氣恒世上支配吾天下萬事守不須多言活動的전체를 포함한 모든 사람은 무한한 공간에서 임시 머물러 삶날씨는 늘 사람살고 있는 세상을 자기의 의사대로 복종시키고우리들은 세상 모든 일 마땅히 준수해야 할 법도 지켜여러 말을 할 필요가 없이 적극적으로 작용하고 행동하는 것.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는햇살을 머금고한들거리며 옷걸음 나풀거리는목련꽃 그늘 아래 서면꿈길에서나 마주칠 님의 향기바람결에 실려 오는가.하얀 볼을 스치는 봄의 훈풍은님의 서릿한 가슴에서 풍겨오는사랑의 백야(白夜)동이 틀 때부터 온 육신 비틀어가며봄 햇살 연정을 안고 온다는기약도 없는 님을 기다리는가.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가슴이 뛰는 것은 님에 대한 열정싸늘한 냉가슴 앓이로연분홍 사연이 담긴 추억들만부치지 못하고 받을 이 없는갈곳 없는 연서이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