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간혹 예측불허로 돌아간다. 현 정권 출범 후 편안한 날이 별로 없었던 국민들에게 요사이 대통령의 '공정사회' 천명 후 벌어지고 있는 긴박한 흐름은 흥미진진하기 이를데 없다. 총리 후보를 비롯, 장관 후보들이 줄줄이 낙마한 후 미처 새 총리 인선작업이 끝나기도 전에 채용비리 건으로 외교통상부 장관이 사임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러자 어떤 일이 뒤이
6·25 후 폐허를 딛고 서울의 생기를 되살려 문화의 향기를 피워올린 주인공들은 누구보다 명동의 문인들이었다. 후일 '명동백작'이라는 애칭으로 일컬어진 박인환을 비롯해 김수영, 서정주, 박인환, 오상순, 노천명, 이봉구 등 내노라하는 작가들이 당시 다방에 모여 앉아 "인생은 외롭지 않고 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목마와 숙녀' 구절, 망우리 박인환 묘비에 새겨져 있다)라고 외쳐댔던 것이다. 전쟁이 남긴 가난과 고독, 남루한 삶 속에서도 여전한 열정과 살아있음의 아
부조금만 해서 1억7000만원, 부인을 위한 전용 관용차와 밥 청소 빨래하는 공무원 가사도우미, 일하지 않는데도 매월 수백만원씩 나오는 부인 월급, 공직 1년 만에 재산 10배 늘기, 위장전입 4차례, 은행돈 10억원 내것 마냥 쓰기…. 요 며칠 새 국무위원 청문회를 ...
한양대학교 사학과 임지현 교수가 '우리 안의 파시즘'(2000, 삼인)이라는 저서를 내놓았을 때 많은 한국사람들은 화살이라도 맞은 듯 충격을 받았다. '대한민국의 주적 빨갱이 공산주의자'들의 대표적 사고방식인 파시즘이란 것이 민주자유국가 국민의식 내부에 도사리고...
1999년 개봉된 영화 '쉬리'(감독 강제규)는 한국영화사에서 한 획을 긋는 작품으로 정리됐다. 한국판 블록버스터로 꼽히는 이 영화에서는 도심 테러가 횡행하고 서울 한복판에서 총격전이 난무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한국전, 광주 5·18, 부마사태 등 전쟁 상황을 방불케 한 대형 사건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한국은 평소 총기를 볼 수 없는 사회
1980년 전두환 군부가 정권을 찬탈하고 제5공화국 대통령이 된 후 그림자처럼 전두환을 보좌한 인물이 바로 장세동이다. 전두환 정권에서 안기부장, 대통령 경호실장 등을 역임한 장세동은 전남 고흥 출신이었지만 5공 초기 그의 출생지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었고 시간이 꽤 흐른 뒤 쉬쉬하는 분위기 속에서 호남출신이란 것이 알려진 후 광주 전남에서는 놀랍다는 반
우리나라 자살률이 세계적으로 높다고 한다. 2010년 'OECD fact book'에 실린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가 자살률 1위(10만명당 21.5명)를 기록했다. 다음은 헝가리(21명), 일본(19.1명), 벨기에(19명), 핀란드(18명), 프랑스(13명) 순, 가장 낮은 나라는 그리스(2.9명), 멕시코(4.3명), 이탈리아(4.8명), 영국(6.
최근 유행하는 단어 중 '통섭'과 '융합'이 있다. 통섭은 '개미'의 저자 에드워드 윌슨(1929~)의 저서 'consilience'를 이화여대 최재천 석좌교수가 우리말로 번역한 말이고 융합은 통섭적 사고를 통해 학문간 교류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회자되고 있는 용어다. 이는 지난 근대 이후 우리가 배우고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지면서 전문,
'분서갱유'라는 인류사 초유의 사건을 저지른 인물이 저 유명한 진시왕이다. 사상의 자유를 탄압하기 위해 시서를 모아 불태우고 유학자를 생매장까지 시켰던 시황제의 폭거는 세계사에 길이 남아 후대에 교훈이 되었다. 시황제 사후 얼마 되지 않아 중국대륙은 마치 사상계의 빅뱅이 온 것처럼 백가쟁명의 시대를 맞게 되는데 이는 분서갱유 자극과 무관하지 않아서였다.
해남읍장과 우수영장이 독립만세운동의 현장이었다면 광주광역시의 광주천변이 그와 똑같은 구실을 했다. 서울에서는 파고다 공원이 그랬고 천안의 아우내장터, 인천 중구 자유공원 등이 다들 3·1만세운동지이다. 자전적 소설 '관촌수필'로 유명한 이문구 작가(1941~2003)도 독립운동을 했던 자신의 아버지가 해방을 맞은 고향 장터에서 구름떼와 같이
리눅스 정신은 인류에게 필요한 기술을 모두가 공유하는 '오픈 소스' 정신을 말한다. 이는 한문을 모르는 백성이 불쌍해 한글을 만들어 쓰게 한 세종대왕의 정신과 맥락이 닿아 있다. 대왕은 대단한 지도자였다! 스마트폰을 둘러싼 삼성과 애플사의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카이스트의 안철수 교수는 최근 공개 강연을 통해 이른바 아이폰이 갖고
우리나라에 서양화가 들어온 때는 일본 강점기 시기였다. 묵화와 사군자, 수채화에 익숙한 조선인들에게 팔레트와 기름냄새 진한 튜브형 물감은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화순 동복 출신으로 일본 유학을 떠나 도쿄미술대학을 졸업한 오지호와 고희동, 김관호, 김주경, 나혜석 등 초기 서양화가들이 유화를 접했을 당시 일본미술계에는 서양의 인상주의 유파가 한창
6·2 지방선거를 일주일 남긴 지난 5월 26일 (사)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이 '낯부끄러운 광주의 지방신문'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요즘 광주지역 신문사의 지방선거 보도행태는 지나치다 못해 눈뜨고 못 볼 지경에 이르러 있다. 언론 본연의 자세는 기대하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객관성과 보도준칙, 도의마저 망각한 보도로 일관하고
지난 2일 오후 8시가 지나면서부터 인터넷 해남신문을 통해 중계되기 시작한 우슬체육관 지방선거 개표상황은 시간이 갈수록 손에 땀을 쥐게 했으며 군민들의 단잠을 뺏어갔다. 마산 산이면 첫 개표를 시작으로 해남읍 9개 투표함이 모두 공개된 밤 9시50분께 박철환 후보와 이석재 후보 두 군수 후보 진영에는 승리의 여신이 얄밉게도 얼굴을 반쪽씩만 들이밀었다. 해남
선거를 목전에 두고 유권자들의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방정치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열망은 크나 판단의 기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다. 수없이 난립한 후보들이 가진 차별성이 무엇인지도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쏟아지는 인쇄물에 적혀진 약속들은 모두 다 그럴싸하다. 이미 말과 글은 인플레 시대를 맞아 그 안에 몇 %의 진실을 담고 있는지 순도를 추
소설 '경마장 가는 길'은 원작이 베스트셀러일 뿐 아니라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진 1990년대 우리나라 최대의 문제작이었다. 작가 하일지는 소설 속 주인공 R처럼 프랑스에서 문학을 전공, 박사 학위를 받은 후 귀국한 인물로 작품이 발표된 후 R과 여주인공 J는 실제 인물이라는 무성한 추측을 낳았다. 작품 속 주인공의 실재화 논란은 독자들의 좀 색다른 관
1992년 노태우 군사정권이 마침내 종식되자 비록 야합에 의한 반쪽짜리 문민정부였지만 역사 진보의 증좌가 아닐 수 없었다.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이 손익계산을 해보느라 분주한 가운데 당시 일본 국민들의 부러워하는 반응이 소개됐다. 일본은 그때까지 한번도 자민당 독주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었다. 파벌주의와 부패, 금권정치 등 숱한 문제를 안고서도 흔들리지
흔히 잘 쓰는 말 중에 "한다리 건너면 모른 사람 없다", "세상은 넓은 것 같아도 좁다"가 있다. 관용구로만 생각되는 말이지만 알고 보면 과학적 검증을 거친 명제에 해당한다. 실제 우리나라는 3.6명만 거치면 모두 아는 사이가 되며 우리보다 50여배 넓은 땅에 3억명이 넘게 사는 미국 같은 나라도 6명만 거치면 모두가
1980년 5월 18일 전두환 군부가 정권을 찬탈하기 위해 공수부대를 몰고 광주에 진입하던 날부터 이후 열흘 간 광주는 일시적 무정부 상태가 되었다. 도청은 시민군에 의해 접수되고 경찰은 더 이상 시민들을 통제하지 않았다. 국민과 국가를 지켜야 할 군대는 자국민을 향해 총을 쏘고, 강한 저항에 부딪히자 도시 외곽으로 물러나 광주를 고립시켰다. 이 열흘간 방
"해남신문을 전국지로 만듭시다." 얼마 전 재경 향우께서 전화를 걸어와 이런 제안을 하셨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전국지란 서울에서 발행돼 전국 각지로 배달되는 기존의 통념적인 신문을 말하는게 아니다. 그야말로 창발적 개념에 의한 새로운 전국지다. 해남에서 만들어 역으로 전국 방방곡곡에 살고 있는 출향인들에게 보내는 '전국'신문으로 가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