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 언젠가 마루에 앉아 있다가 앞산 꼭대기에 있는 송전탑을 보고는 '엄마 저거 비행기야?' 하고 물었지. 찬찬히 너에게 설명해주면서도 저게 예쁘게 떠있는 구름 비행기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단다. 이번 추석 때도 서울에 가면서도 수도권에 접어들수록 늘어나는 송전탑에 엉망이 되어가는 경관들에 입을 담을 수가 없었지. 볼 때 마다 늘어나는 송전탑에 가슴이 답답해지고 고향에 가까워질수록 시원한 시야를 보곤 가슴이 풀어지곤 했단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우리 집 가까이에도 송전탑이 있고 우리의 현실을, 생활의 모습들, 우리가
'어, 저게 무슨 말이지?' 해남읍에서 우수영 방향으로 가다 보면 다리 난간에 설치된 '명량 촬영지'라는 플랜카드가 눈에 띈다. '울돌목은 영화 명량의 역사적 현장 아닌가? 촬영지라는 게 더 중요한가?' 역사의 리얼 환타지로 들어가는 입구가 사라지고 옹색한 상품 광고가 펄럭이고 있다.영화 '명량'은 해남을 객관으로, 입체로 볼 수 있도록 한 점에서 나에게도 의미가 크다. 영화 '명량'을 통해 배우 최민식에게 든 살아있는 이순신을 만났다. 그리고 오늘 날과 참으로 흡사한 역사 속 현실을 경험했다. 또 하나는 나도 몰
리어카의 풀들이 문어발처럼 꿈틀거리며 나온다. 이제 막 예리한 낫으로 베어진 풀들의 말이 산밭 가득 소란스럽다. 10년 묵은 묵정밭에 콩을 심고 들깨를 심었다. 키가 넘는 억새를 예초기로 잘라내는 소리가 공포스러워 가슴 조이며 바라보았던 일도 이젠 추억이 되었다. 괭이로 억새를 캐내고 들깨를 심고 근처의 억새를 죄다 베어 한아름의 땅속 뿌리위에 억새를 놓는 일은 무척 재미있었다. 억새가 억새를 먹고 그대로 흙으로 돌아가는데는 포크렌보다 더 효과적이었다.그날도 한참 땀을 흘리고 무덤근처에서 잠시 쉬려는데 트럭위의 마이크에서 장사꾼아저
1937년 12월 25일 한 일간지에 실린 기사의 제목이랍니다. 세기가 바뀌고 생활환경이 달라도 너무 달라진 지금에 와선 무식해진 말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방학을 누리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아닐까 싶네요. 여름방학 어떻게 보내셨는지요?지역아동센터에서는 방학은 8시 무렵부터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계단에 앉아 있는 아이들을 시작으로 해가 저물어 어둑어둑해져서야 센터를 나서는 아이를 끝으로 하루의 일과가 정리됩니다. 면지역 센터에 다
해남군이 다음달 1일부터 29일까지 보건소 회의실에서 고혈압과 당뇨, 이상지질혈증 환자와 가족 50명을 대상으로 건강관리 교실을 운영한다. 이번 건강 교실은 매주 1회씩 총 4회에 걸쳐 진행되며, 가정의학과 전문의 등을 초청해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의 예방과 관리에 대해 알아본다.또 1급 운동처방사에 의한 바르게 걷기 지도와 함께 혈압, 혈당, 중성지방 등 혈액검사를 통해 성인병과 이상지질혈증 관리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 인자인 이상지질혈증은 주로 비만과 당뇨, 음주 등으로 발생하며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운동이
환자들이 몸이 불편하여 진료실을 찾는 가장 많은 이유 중 하나가 위장질환입니다. "항상 배가 아픕니다" "소화가 안 되고 속이 불편합니다" "헛배가 부르고, 변비가 있다가 무른 변을 보기도 합니다" 등 참으로 다양한 불편감을 호소합니다. 거기다가 어떤 분들은 평소에는 멀쩡하다가도 무더운 여름날, 휴가를 맞아 여행을 떠나기만 하면 설사증상, 복부 팽만증상, 변비 등이 악화되어 고생하는 분들도 생깁니다.환자는 고통스럽고 힘들어하며 진료실을 찾아, 위내시경도 하고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하고 나서도 "특별한 이상이 없습니다"
해남군은 다음달 2일과 3일 양일간 대한결핵협회와 연계해 검진전용 차량을 이용해 결핵검사 결과를 현장에서 볼 수 있는 One-stop 결핵 이동검진을 진행한다. 관내 사회복지시설인 희망원, 선회노인요양원, 해남노인요양센터, 겨자씨공동체, 다문화가족지원센터 5개시설 370여명이 대상이다. 이번 One-stop 결핵검진은 현장에서 흉부 X-선 촬영 후 의사의 판독 결과에 따라 즉석에서 객담검사가 완료되어 바로 결핵을 진단함으로써 조기발견 및 신속한 결핵치료가 이루어진다.특히 중증장애인 및 와상노인 등 거동이 불편한 대상자도 전용리프트를
해남군 보건소(소장 김충재)는 추석을 앞두고 벌초하는 군민이 늘어나면서 쯔쯔가무시병 예방활동에 나섰다. 군 보건소는 보건지소, 보건진료소를 통해 기피제사용, 홍보전단 배부 및 경로당 순회의료서비스와 연계해 예방교육을 오는 29일까지 실시하고 있다. 가을철 대표적인 발열성질환인쯔쯔가무시병은 집쥐, 들쥐, 들새, 야생 설치류 등에서 기생하는 털 진드기 유충에 물려서 감염되는 질환이다. 이 병에 걸리면 주된 증상으로 발열, 두통, 발진이 생긴다. 쯔쯔가무시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진드기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화학약품을 옷에 바르거나 노출
살아 움직이는 동물의 수명은 천수를 다 한다면 성장기의 5배를 살 수 있다는 것이 학자들의 일반적인 주장인데 인간도 여기서 예외일수는 없다.성장기를 20-25세로 본다면 125세까지 장수할 수 있음이 정론이고 급기야는 그런 시대가 목전에 왔음을 실감하고 있음도 사실이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84세라고 하니 백세시대가 눈앞에 보이는 것이다. 장수시대가 왔다고 마냥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수명은 늘어나는데 출산은 줄고 있음이고 그것도 세계최하위로 1.2%가 고작이어서 폭발적으로 늘어만 가는 어르신들을 누가 모시느냐가 사회
지난 27일, 미래 사회 교육 개발원은 충남지역 3~5년차 귀농인 30여명과 우리집 (농가명: 野好 해남 콩콩집)을 방문했다. 이름 하여 ‘성공농가 견학(?)’ 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내 우리가 소위 ‘성공 농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분들은 우리의 년 매출을 알고 싶어 했으나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런데 으트케 우리가 이리로 왔데유?” 나는 당당하게 “이곳을 정말 사랑하게 된 것, 이곳에 사는 것에 진정 행복을 느끼는 것, 그게 기준이라면 저희는 귀농성공이지요.” 나는 남편이 만들어준 한평 남짓의 테라스와 태풍에 날아간 뒤
'직장인 A씨는 필리핀으로 '최저가' 패키지여행을 다녀왔다. 전세버스로 30명 씩 몰려다니며 유명관광지만 돌며 기념사진 남기기에 바쁘고, 메뉴판과 가격이 감춰진 식당에서 맛없는 밥을 먹고, 반강제적 쇼핑과 옵션관광으로 밤 늦게까지 쉬지도 못하고 찝찝한 휴가를 보냈다. 결국 여행사에 지불한 참가비보다 훨씬 많은 여행경비를 지출한 셈이 되었다.'작년 한해만 1500만명이 해외여행을 떠났다. 국내여행까지 포함한다면 엄청난 숫자이다. 급증하는 관광객과 커져가는 시장에서 '최저가' 상품은 관광산업의 어두운 현실을 보여준다. 대형여
사랑하는 딸! 이른 추석이 다가오니 추석 때 집에 올 가족들과 손님들을 생각하며 집 안팎을 둘러본다. 쓰레기도 치우고 풀도 메고 살림도 정리하여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고 나면 맘도 정리되어 집에 오시는 손님들을 더욱 기쁘게 맞이할 수 있단다.청소를 하다 보니 왠 쓰레기들이 이렇게 많이 나오나 시골에 살면서 돈 주고 사는걸 최대한 자제하면서 사는데 쓰레기의 양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단다. 이 쓰레기들을 버리면 우리 집은 깨끗해지지만 이 쓰레기들이 어디로 가나 생각해 보면 자연에게 너무 미안한 맘이 들어 더욱 아끼고 살아야겠다고 다시
30분에 한 번씩 건초 한 그릇을 다 먹어치우는 새싹이의 거대한 먹성때문인지, 날이갈수록 새싹이는 아기때와는 다르게 무럭무럭 통통해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사육장도 점점 좁아지고 있었어요.사육장이 좁으면 기니피그가 갑갑해 할 수도 있다는 말에 하루라도 빨리 작아진 집을 바꿔줘야할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육장은 생각보다 많이 비쌌어요. 여기저기 알아보았지만 제 용돈으로는 살 수 없었답니다. 그때, 엄마께서 말하셨어요. "집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아빠께서도 주말에 사육장 만드는 것을 도와준다 하셔서 걱정을 한시름 놓을 수
옆 나라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나고 국내에서도 '원전을 멈추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지금 문제가 되는 방사능은 원래 있던 것이 사고로 인해 '벽밖으로 나왔을 뿐', 사고가 두번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해도 인류는 이미 인간이 만든 방사능물질을 수만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생활공간에 잘 보관, 관리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그러면, 이렇게 위험하고, 처리비가 들고, 미래세대에게 나쁜 유산을 떠안기는 무책임한 정책인 원자력사업을 왜 못 접을까. 그것은 이미 국책이라는 이름하에 너무나 많은 세금이 투입되어 이권구조가 팽
고구마 종순을 길렀던 하우스를 뒤늦게 정리하며 마음도 함께 자랐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시간이란 마음에 남는 흔적일까, 밭을 매며 물을 주며 풀 나지 말라 사료포대를 헛골에 놓으며 나는 얼마나 성장했던가?그때 힘을 모아 준 도시와 사람들이 함께 떠올랐다.파도에 표류하듯이 일에 떠밀릴 때마다 내 영혼의 노래가 된 도반들도 가을을 맞이하겠지.한켠에 고추가 심어진 하우스는 풀 속에 고이 묻혀 여러종의 풀이 대거성시를 이루고 있었다.꽉 메우고 있을 풀들의 어지러운 비명이 떠올라 하우스 접근불허를 내리고 배회하다가 나 없는 사이 들이닥친 남
"아이가 커서 행동해야 할 때 행동할 수 있기를 바라서 데리고 나왔어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행동해야 한다는 걸 가르쳐주고 싶었어요"광장에 나오는 한 부모의 이야기다. 해남에서도 세월호사고의 진상규명을 희망하는 촛불이 매주 목요일 군청 앞 광장에 밝혀지고 있다. 이제 세월호 참사가 있은지 100일. 그러나 아직 가족을 찾지 못한, 아이를 찾지 못한 엄마들이 있다. 어찌 감히 그분들의 마음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러나 그분들의 눈물과 절규가 보이고 애통해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그래서 그냥 가만히 있을수가 없다고, 그분들의
사실은요, 새싹이와 완전히 친해지고 녀석의 모든 것을 대부분 다 알게 된 저였지만 딱 한 가지 모르는게 있었어요. 암컷인지 수컷인지 말예요. 처음 분양받으러 마트에 갔었을 때 워낙 정신이 없어 그만 이 녀석의 성별을 묻는 것을 깜빡했었죠. "남자니? 여자니?"물어도 아무말도 할 수 없는 새싹이였기에 저는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그때! 머릿속 전구가 '달칵'하고 켜지면서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애완샵에 데려가면 알 수 있을지도 몰라' 그래서 다음날 아침에 새싹이를 데리고 애완샵에 데려가 봤습니다."기니피그 암수 구분 좀